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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필의 시대
    사쿠라여 2015. 11. 19. 20:02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해운대를 돌아다니는데 무슨 연필을 그렇게 기념품으로 나눠주던지

    보기엔 예뻤는데 요즘 쓸 일이 있겠나 싶어 창고처럼 쓰고 있는 서랍에 넣어 두었다.

    연필깎이도 없었으니 굳이 칼로 깎아가며 쓰고 싶지도 않았다.





    한편, 언젠부터인지 내 연필꽂이에는 깎여진 채로 

    출처모를 곳에서 받았던 연필이 한 자루가 있었다.

    아날로그적인 연필이 디자인까지 이뻐 방치해 둔 것이지 필기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연필로 몇 번의 끼적임 후 지금은 연필깎이까지 사놓고 연필성애자가 됐다.





    싸다, 가볍다, 사각거리는 필기감이 좋다


    이런 이유들로 책상에서 자잘한 메모가 생활화 되어 있거나 

    낙서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면 볼펜보다는 연필을 강하게 추천한다.

    나는 그간 낙서할 때도 잉크가 줄줄 새는 1200원짜리 미쓰비시펜을 사용했는데

    저렴한 연필은 500원을 넘지 않는다.

    뚜껑 열고 닫을 필요도 없고 촉이 아무리 상온에 노출되어도 굳을 일이 아예 없다.

    잉크펜은 촉이 바닥부터 떨어뜨리면 그대로 아웃이지만 연필은 고장따위도 없다.

    흑연이 뭉툭해지거나 부러지면 연필깎이에 넣고 돌돌돌 깎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쓴 것을 지울 수 있다는 게 이렇게 편리한 것이었는지 잊고 있었다.

    펜으로 써서 오타가 나면 실오라기 뭉치듯 뭉개버려 미관상 지저분했는데

    지우개로 깨끗히 지워짐은 물론 연필은 종이에 스크래치도 남기지 않는다.







    빈티지의 연필, 엔틱의 연필깎이


    시각적 차이일까, 목재와 금속성이라는 질감의 차이일까.

    가벼웁고 슬림한 연필은 빈티지하고 육중한 기계장치를 연상시키는 수동 연필깎이는 엔틱하다.

    맘먹고 고풍스러운 연필깎이를 사려고 했는데

    어떤 것은 그냥 고물같고 어떤 것은 수려했지만 정작 절삭력이 떨어져 포기했다.

    그래서 연필깎이계에서 가성비 좋다고 입소문난 무인양품의 제품을 사용중인데

    어른들이 '일산,일산' 하시는 꼼꼼함을 다시 실감했다.

    절삭력도 좋고 정갈한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데다

    연필물리는 부분도 연필에 흠집없도록 고무로 처리함이 인상적이다.

    다른 얘기지만 일본차들도 왠만해선 잔고장도 없고 마감도 좋다.

    고...어디서 들었다...직접 몰아보진 않았다..




    나무로 쓰고 고무로 지운다는 것, 아날로그적 기록의 극치다.

    이 밖에도 옷감에 잘 묻지 않는 것, 플라스틱의 공정과정을 거치지 않아 

    지구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는 이쁜 점을 발견해 가고 있는 중이다.

    연필의 시대는 이미 저물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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