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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의 첫사랑
    사쿠라여 2015. 4. 1. 15:32




    태어나 세 번만 울어야하는 남자를 그 자리에서 울려버린다는 전설의 웹툰이다.

    얼마 전 TV를 보던 중 옆에 있던 누나에게 

    '남자는 첫사랑이라는 기념비적 타이틀을 처음 한 사랑에게 주는 게 아니라 

    가장 극렬한 사랑에게 주기도 한다,

    첫사랑은 선착순처럼 시시한게 아니다, 

    그래서 남자의 가슴에 옛 첫사랑이 있다는 것은 

    현재 사랑이 옛사랑의 아성에 못미친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라고 했다가 갑자기 진노한 누나에게 살해당할 뻔 했다.

    첫사랑을 숨긴 채 사는 남자들에게 제대로 빡쳤나보다.

    내가 포장을 이쁘게 했지만 사실 남자는 있을 때 소중한 줄 모르고

    버스 떠나고 뒷북치는 병신같은 존재라서 그렇다.

    옛 남자가 아무리 멋져도 쿨하게 싹 잊고 현재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여자들에게 '잔인하다'라고 하지만

    잔인함으로 따지면 차라리 남자들인 것은 나도 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청춘영화와 음악영화는 언제나 대부분 옳다



    스포가 있음














    멋진 영화면서 아주 불편한 영화다.

    진연희는 너무나 예뻤고 사진같은 영상,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래서 인상적인 대사들까지 매끄러웠다.

    그럼에도 두 번 볼 것같지 않은 불편한 기분은 역시 첫사랑에 대한 형벌과 같은 향수를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미지근하게 만들어주는 시간도 놓쳐버린 첫사랑만큼은 예외이지 않을까.

    스스로도 용서못할 실수를 돌이킬 길이 없어

    괜찮은 척 묻어둘 수 밖에 없는 감정은 참는 것이 아니라 한 방울씩 고여가는 것이다. 

    첫사랑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로 고여있던 것들이 터져나올 수 있다.








    '결혼 축하해, 나의 청춘,'

    작가는 위대하다...

    아니 그냥 미쳤다..






    첫사랑, 그 긴 이별


    첫사랑은 대부분 실패를 한다.

    너무 이른 시기에 그 사람을 만나거나 다른 이유가 많겠지만

    보통 여자는 남자보다 성숙하고 그 성숙함을 견딜 남자아이는 없다는 대사가 참 뼈아프다.


    어떤 드라마에서 왜 여자를 만나지 않느냐는 여자의 물음에

    남자는 '아직 난 멋진 사람이 아니라서' 라고 한다.

    '만나면서 멋있어지면 되잖아요' 라고 하는 여자에게 남자는

    '성장을 기다려주는 여자는 없다'라는 말을 한다.

    이 구린 대사는 내 옛여자친구가 너무 멋지지 않냐며 호들갑을 떨며 내게 알려주었는데

    앞에서는 맞장구를 쳐주었지만 속으론 멋진 거 다 얼어죽었다고 비웃었었다.

    하지만 남자의 대사 그대로 여자친구는 미성숙한 날 기다려주지 못했다.


    머리가 굵어가며 여자의 성숙함을 이해하게 되어 

    자신의 부족함을 내려다보게 되는 남자의 상실감은 서서히, 아주 길게 다가온다.

    그래서 첫사랑과의 이별도 하루하루 해나가는 것 같다. 



    남자를 위한 항변


    그렇다고 남자들은 모조리 다 개새끼들은 아니다.

    여자친구에게 사랑한다고 해놓고선 가슴 한켠엔 자신만의 여신을 모시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첫사랑은 한 여자에 대한 미련이라기보다 

    청춘영화같은 그 시절에 대한 동경이고 서툴렀던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다.

    그럴 일 없겠지만 첫사랑이 다시 접근해 온다고 했을 때 

    여친을 갈아타느냐 하면 그건 전혀 다른 문제다.

    추억은 추억일 때가 아름답다는 까리한 대사도 

    담백한 표정으로 할 줄 아는 놈들도 제법 많다는 말이다.

    그럴 수 있다면 진짜 까리한 새끼아닌가?

    그러니까 첫사랑 운운하는 남자놈들은 그래도 낭만을 품고 사는 놈들이고

    그런 놈들치고 마누라나 여친에게 못해주는 놈 없다고 믿는다.

    남친의 첫사랑을 알게 되어도 인생 감동으로 살 줄 아는 멋쟁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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