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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힙합의 절대왕국도 옛시절~
    사쿠라여 2014. 12. 13. 19:28




    "무브먼트는 이 문화를 넓혀가자는 상징적 이름일 뿐, 기획사나 크루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무브먼트의 리더입니다.

    만약 무브먼트가 크루라면 전 탈퇴합니다"













    드렁큰타이거 3집이 나왔을 때 한 힙합플레야의 한 리뷰에서 

    "타이거 JK와 미키아이즈 콤비를 랩으로 이길 수 없는 팀은 없을 듯 하다"

    라고 누군가 말했던 적이 있었다.

    어느 분야든 탑 수준의 대결에서는 실력의 차이는 따지기 힘드니 개인의 호불호로 선택이 갈린다.

    하지만 저 문장에서 '상당히 그러하다'라고 느꼈던 것은 JK의 랩스킬은 화가 단단히 나있었고

    미키 또한 랩의 스피드에서 독보적인데다 실력 또한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타이틀 곡이었던 good life가 인기가요에서 클릭비를 제치고 힙합 사상 최초로 공중파에서 1위를 먹었었다.

    이런 일은 그 전에도 없었고 후로도 아직 없다.

    그때를 기점으로 힙합크루 무브먼트의 전성기는 시작되었고 오버씬에서 이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크루는 없었다. 

    앨범이 나올때마다 형제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몰려들어 곡들을 빛내주었고 이 핏줄같은 단결력은 영원할 듯 했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니 대외적으로 이들이 뭉친 것은 예능 런닝맨에서의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지금은 어찌된 건지 음악간에 교류도 보이질 않는다.



    당사자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지만 쩌리인 나는 인맥도 없어

    그나마 검색을 해보니 사실상 해체라는 썰이 지배적이다.

    애초 문서로 계약된 집단이 아니었기에 흩어지는 것도 당연히 이런 수순일 것이다.

    '랩괴물들만 수집하나봐..'할 정도로 비트는 좀 딸리지만 랩강자들만은 즐비했던 

    무브먼트 군단을 한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없을까.

    몇년 전 무브먼트의 초대형 콘서트는 투병 중인 무브먼트 수장, 타이거JK의 전율적 등장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지만 나는 남루한 지갑사정으로 서울행을 포기했다.

    인생은 감동으로 사는 건데 빚을 내서 갔었어야 했다.

    기억이 맞다면 그들의 마지막 콘서트였으니까.




    불치병에 걸렸을 때 나는 이제 그를 못볼 것으로 생각했다.




    놀랍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서운할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은 쳐다도 보지 않게 되었고

    리쌍의 음악은 2집까지는 감동이었지만 그 후로는 의무감으로 듣는다고 할까.

    TBNY도 어디갔는지 결별했다는 말도 돌고

    은지원은 진작에 음악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기대도 없었고

    에픽하이와 부카킹즈는 처음부터 즐겨듣는 편은 아니었다.

    다만 JK와 T, 비지의 조합이 대단한 파괴력은 없어도 다신 못 볼 줄 알았던 JK가 

    이만큼 건강해져 세월이 묻은 음악을 해주는 것만도 고마울 지경이다.

    억울하게 마약범으로 누명을 썻을 때의 분노, 척수염 투병 기간의 발버둥,

    아들 조단 탄생의 환희, 할머니와 부친 별세의 슬픔 등 

    함께 늙어가며 그의 희노애락이 반영된 작품을 지켜보는 일은 

    오래된 뮤지션에게서 받는 커다란 선물과도 같다.






    션이슬로의 앨범 발매를 못보고 분열인 것이 좀 서운할 뿐,

    잘 가라 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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