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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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취미는 무엇?사쿠라여 2015. 3. 20. 21:06
나의 취미는 책수집이다 책읽기가 아닌 책수집이 나의 취미임을 발견한 것은 다 법정스님 때문이다.법정스님이 돌아가시고 서점에는 때아닌 호황이 유행처럼 불었다.스님과 조금만 엮인 책이면 패키지로 묶어 마케팅을 펼쳤고스님의 책은 모두 가지고 싶었던 나는 혹시 재고가 떨어질까 새하얀 표지의 '일기일회'를 훑어보지도않고 서둘러 집어들었다.그리고 집에 와서 책꽂이에 꽂으려 할 때야 며칠 전 똑같은 마음으로 집어들었던 '일기일회'를 발견하였다. 나는 허세만 그득했던 것이다 책을 사고나면 벌써 내 지식이 된 것같은 특유의 만족감이 있다.현실은 패션고자지만 신상 블레이져가 몇 벌 걸린 옷장을 보면 마음은 이미 패션피플이 되는 것처럼 꽉 찬 책장에선 내가 지식인이라도 된 양 자뻑이 감돈다.사서 책꽂이로 직행하여 읽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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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힙합의 절대왕국도 옛시절~사쿠라여 2014. 12. 13. 19:28
"무브먼트는 이 문화를 넓혀가자는 상징적 이름일 뿐, 기획사나 크루 개념이 아니었습니다.모두가 무브먼트의 리더입니다.만약 무브먼트가 크루라면 전 탈퇴합니다" 드렁큰타이거 3집이 나왔을 때 한 힙합플레야의 한 리뷰에서 "타이거 JK와 미키아이즈 콤비를 랩으로 이길 수 없는 팀은 없을 듯 하다"라고 누군가 말했던 적이 있었다.어느 분야든 탑 수준의 대결에서는 실력의 차이는 따지기 힘드니 개인의 호불호로 선택이 갈린다.하지만 저 문장에서 '상당히 그러하다'라고 느꼈던 것은 JK의 랩스킬은 화가 단단히 나있었고미키 또한 랩의 스피드에서 독보적인데다 실력 또한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타이틀 곡이었던 good life가 인기가요에서 클릭비를 제치고 힙합 사상 최초로 공중파에서 1위를 먹었었다.이런 일은 그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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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막시무스사쿠라여 2014. 11. 5. 20:06
우리 가족은 여섯이다.나에게 가족이란 사람을 너머 강아지 힌둥이와 작은 통안에 기르는 소라게 막시무스까지 포함된다.개와 소라게의 수명, 그리고 남겨진 자의 절망을 합산한 결과, 나는 이들 중 가장 오래 살아남아야 할 의무와 책임을 발견했다.그리고 떠난 이의 장례를 정성껏 치를 생각이다. 물론 머나먼, 또는 반드시 머나먼 이야기어야 하겠지만. 가장 막내인 소라게 막시무스는 3년전 쯤, 비오는 날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걷던 중 만났다.작은 회색 돌멩이가 어디론가 바쁘게 바닥을 기고 있었다.번거롭기도 하고 소라게는 키워본 적이 없기에 대충 안전한 자리로 옮겨두고50m쯤 걷는데 기분이 영 마뜩지 않았다.발길을 돌려 놀라지 않도록 주먹으로 감싸 주방에 노는 그릇 하나에 던져두어 며칠을 방치함으로나는 죄책감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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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슬 포.기.한.다.사쿠라여 2014. 8. 18. 15:01
몇 해전 동네에서 술마시고 귀가하던 중 얼큰한 기분이 참으로 감미로와늘 술에 취한 채 살면 얼마나 좋을까, 했던 적이 있다.나는 또한 매운 탄수화물 중독자다.라면의 널리 알려진 해악만 아니라면 나는 당장에 삼시세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다.하지만 이렇게 살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았다.비린내 풍기는 꿀돼지가 되고 말 것이다. 중독된 것으로부터 중독된 것으로부터 벗어날 때는 줄여가며 마침내 0으로 도달하기보다 단번에 떨쳐내는 것이 훨씬 쉽다.할까, 말까, 먹을까, 말까 하는 절제와 탐욕의 장대 위를 걷는 것이 우리를 녹초로 만들지 않던가.협상테이블은 언제나 피로를 유발하는 법이다.아귀귀신을 애처럼 달래며 밀가루와 술을 끊은지 100일이 도래했다. 이건 좋다 아랫배 빼기는 실재한다 개콘 김지민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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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의 추억사쿠라여 2014. 8. 9. 13:50
♥ 처음으로 헌혈을 한 것은 대학생 때였다.친한 형과 할 일 없이 배회하던 중 길가에 헌혈의 집이 있었는데 형이 시간도 남는데 피나 빼자고 했다.날카로운 주삿바늘과 선명하게 연상되는 붉은 이미지에 쫄았지만 안그런척 했다.쪽팔리니까.. 헌혈을 농담삼아 '피를 판다'고 표현한다.나는 건강에 자신이 있다.담배는 핀 적도 없고 술과 밀가루와 탄산과 튀김과 과자를 끊어버렸기 때문이다.그래서 '헌혈은 건강한 자의 특권' 이라는 출처모를 캐치프레이즈에 낚여주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피를 판다고 말하는 것은 밥 잘먹고 잠 잘자면 솟구치는 피를 빼주면 과자, 음료수, 특정 상품권을 주기 때문이다.수익으로 따지자면 무한대의 수익률인 것이지.몇번 하다보니 이럴바엔 군것질거리말고 돈으로 받고 싶었다.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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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깅은 모다?사쿠라여 2014. 8. 9. 12:56
"나에게 비즈니스는 수트를 잘 차려입거나 돈을 버는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나 자신, 나의 생각에 솔직해 지는것. 나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잠시, 아주 잠시 속해있었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나의 사수로서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과 함께 근무를 나간 적이 있다.나의 지인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자리였는데 새로 입사한 조직의 성향도 익힐 겸, 선배의 업무 스타일도 살펴 볼 좋은 기회였다.한 다리를 걸친 관계기는 했지만 초면인 사람과 30분 이상 대화를 나누는, 약간은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만남이라 나름대로 아주 가깝다고 여겨지는 지인들로 선별했었다.총 4명에게 부탁을 했고 고맙게도 모두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하루만에 한 여름날의 빡빡한 일정이 모두 끝이 났고 아쉽게도 좋은 결과는 하나도 내지 못했다...